CLOCKWIZ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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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3

머피의 법칙이었을까?



지난 일요일 산에 올랐다. 출장지에서 모처럼 휴일을 맞아 등산을 하는 것도 괜찮았다. 구름이 산 정상 높이로 잔뜩 끼어 있었다.
이곳은 전화를 입지도 않아서 인지 산속 나무들이 제법 우람하다. 아니, 무척이나 우람한 나무들이 많이 있다. 고작 높이 622m의 산에 나무들이 울창하고 건실하다.
등산객들은 별로 없지만 한달에 서너명 들릴까 싶은 곳까지 세심한 이정표며 안내판들이 새삼 선진국의 위상을 가늠해 보게 한다. 야생화인데 마치 조경을 한 정원의 꽃같다. 색깔도 붉은색, 흰색, 파란색, 보라색 다채로워 보였다. 꽃송이가 꽃잎인듯 꽃송이가 모이고 모여 탐스런 봉우리를 만들어낸 모습이 신기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집사람과 꼭 같이 한번 올라보고 산림욕을 해보고 싶은 산이다. 사라쿠라산이라고 한다. 정상에 서면 일본 4대 공업도시중 하나라는 기타규수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저 멀리는 시모노시키가 가물거린다.

이번 출장을 떠나며 적지않게 당황을 했고 화도 많이 났다. 왜이리 재수가 없는 걸까? 나쁜일은 연달아 일어난다고 한말은 진짜 그런가 보네?

지난 수요일 출장 당일 여느때와는 틀리게 2시간 전에 집을 나섰다. 보통은 두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여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책방에 들러 시간을 보낸다.

배웅을 받고 걸어 가다 구두를 신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운동화가 편할 것 같아 집에 다시 돌아 갔다. 왕복 10분을 잃었다. 운동화를 갈아 신고 버스 정거정으로 가는 길에 공항가는 버스가 눈앞에 휙 지나간다. 약 15분을 또 잃었다. 버스 정거장에서 생각해 보니 비행기표를 두고 온것 같다. 찾아 보니 역시 없었다. 스스로에게 화가 좀 났지만 다행히도 E-ticket이니 전화로 티킷번호만 확인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어라! 전화기도 두고 왔네. 이젠 집에 갔다 오긴 좀 늦은 시간이다. 이윽고 버스가 도착했는데 빈자리가 없어 보긴 수십번을 헤아리는 공항 버스 경험에 처음이었다. 버스 타면 잘려고 했는데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버스가 막힌다. 도착할 시간인데 반도 못갔다. 회사에 전화를 해서 비행기표 번호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염치 불구하고 전화를 빌렸다. 음~ 회사에 전화를 하기는 좀 이르고 조대리 휴대폰 번호는 감감하기만 하다. 다행히 집에서 집사람이 표를 찾아 주었다. 공항에 내리니 창구 마감 3분 전이다. 일등석 데스크로 가서 사정을 했다. 창피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젠 업체 사람을 만나야 한다. 얼굴을 모르겠다. 공중 전화는 쓰기가 그리 어려운 것인지 첨 알았다. 결국은 다시 휴대폰을 구걸했다. 이젠 거의 참담한 기분이 되었었다.

산을 오르며 생각해 보았다. 그날 내게 재수가 무척이나 없었으며 머피의 법칙이 동작을 했던 것일까?
그 많은 불행의 연속들은 단 하나의 이유였다. 내가 게으름을 부리다 늦게 나왔고 그것이 모든 사단의 시작이었을 뿐이다. 내가 한시간 아니 30분만이라도 여유를 갖았더라면 그 많은 불행을 다 수용하고도 남음이 있었을 것이다. 산행 중간 중간 생각했다. 내 잘 못을 외부 탓으로 돌린 적이 얼마나 많았으며 내가 게으름을 부리고 환경 탓을 한적은 얼마나 많았던가?

세상은 특별히 나를 미워 하지 않는데 내가 스스로 어려움을 자초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4 Comments:

At 7/04/2006 3:03 PM, Anonymous Anonymous said...

음... 그런 일들이 있었구만~
자신의 커다란 실수도 결국 어떤 사소한 나비효과 같은 것이라 이런 뜻이지?
나도 그말에는 머리를 끄덕이게 되네~
하지만 때로는 실수나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그런 것들이 떠내려가는 물살 속에 있는거 같아서, 힘들 때도 있지.
술먹기 힘든데 자꾸만 술자리가 생긴다던가 하는것도 그렇겠고.
지난 머피의 법칙은 훌훌 털어버리고 다음 실수의 재발을 방지한다면 좋은 경험이라고도 하겠고...
암튼 출장 잘~ 다녀오고~~

 
At 7/06/2006 6:48 AM, Blogger Raphael CH Lee said...

마지막 말 좋네.
머피의 법칙을 핑계 삼지 말고 나 부터 잘하자!

 
At 7/07/2006 9:51 AM, Blogger Wind Stopper said...

동의. 자기가 만드는 올가미에 자기가 빠지는 격이지.. 그나저나.. 지난번것도 그렇고, 통신이란게..우리 속에 디따 깊이 들어와 있는거 느꼈고.. 더들어 오는게 좋은건지, 치우는게 좋은건지 생각해보는것도 재미있을듯...

 
At 7/07/2006 4:39 PM, Blogger Raphael CH Lee said...

올가미인지도 모르고 걸려 허우적 대기도 하지.

통신이란거 난 자연적 인간에는 반하는 것이라 생각해. 하지만 세상이 그 방향이고 인간에겐 융통성도 크니 난 계속 go 할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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